사람의 몸과 마음을 대하는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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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과 마음을 대하는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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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

섹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섹스를 했고, 항상 나에게 섹스는 삶 그 이상의 의미를 주는 행위였기에, 뿌듯하게 미소 지으며 잠을 청해야 할 것이나, 침대 위의 온수 매트가 작동이 되지 않았고, 나는 집에는 파트너를 데리고 오지 않는 주의기때문에, 하는 수없이 간만에 보일러를 작동시키는 동안 쓰게 된 글이 이렇게 늘어나 있을 줄은 몰랐다.

물론 이번 크리스마스도 여느 해와 다름없이, 산타 복장을 한 늘씬빵빵한 동생들과 어우러져 파티를 하고 몸을 더듬으며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남은이들의 즐거운 섹스 타임을 가질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분명 작년과 다른점이 있다면, 내가 속에 담고 있던 여러 말들을 이렇게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스캇플레이를 하듯 쏟아 부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일거다.

재밌는 사람들을 만나고, 매번 변하지 않는 culture Shock를 받으며, 사랑하기도 애매하고 섹스하기도 애매한 여느 유형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보며, 나의 지나온 시간과 경험을 공유해 나가는 느낌이 신선하고 즐거웠다는 건 꾸밈없는 사실일것이다. 여름에 시작된 하루하루의 두근거림이 연말 버프를 받아 열정과 정욕으로 물씬 차오른 느낌도 좋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이슈와 논란들 또한 그 속에서 명암을 드러내는 일들도 있었다. 수많은 남녀가 만나 섹스를 했고, 즐기거나 혹은 상처받거나, 또는 이 모든 것으로 성장하거나 하는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재미있고 유쾌하다.

내 세번째 여자친구였던 정현이가 말해준 '넌 허세를 버려야 해' 라는 말을 아직까지 받아들이지 못한 나는, 여전히 어리고 살짝 삐뚤어지고 자존심만 강한 피터팬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른의 섹스를 하고 어른의 쓰리썸을 하며 어른의 그룹섹스를 한다고 해서, 나의 치기(稚氣)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 나는 이번 2014년 내내 그렇게 어른의 행세를 해 왔다. 부디 내년에는 그러지 않기를.

인간관계의 폭이 "섹스파트너 or 원나잇 or 남자"로 구분되던 삶이었지만, 그런 나에게도 인터넷은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했고 섹스를 나누게 했으며, 친구가 되게 했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어떤 사람은 마음을 다쳐 잠시간 떨어져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밀당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며, 또 어떤 사람은 다가올 만남에 잔뜩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모든 과정은 그에 따른 결과를 가져왔지만, 나는 매번 판단을 내릴 때마다, "아... 넌 역시 아직 글렀어" 라거나, "결국 넌 자랑거리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애무나 보빨밖에 없는걸?" 등의 결론을 얻을 뿐이었다.

항상 강조하던 사람에 대한 배려, 존중, 이해. 나는 매번 실패하고 내가 잡지에 기가막히게 써내려가던 어떤 글도 행동과 일치시키지 못한 채 반성거리만 만들고 말았다. 작년도 그랬고 제작년도 그랬다. 나는 결국 나아진 게 없는 셈이다.

그래서 이번기회를 애써 만들어 사과하고자 한다. 나의 세치도 안되는 혀로 상처받은 이들과 분해서 잠을 못 이룬 이들, 나의 허물을 용서하고 회개의 기회를 주길 바란다. 나는 여전히 미숙하고 둔하며 섹스 이외의 센스는 적당히 퇴화해 버린 듯하다. 다양성과 배려라는 가치로 나를 한번만 감싸주길 바란다. 내년에는 그래도 조금 더 성숙해져 있는듯 보이지 않을까. 적어도 다짐을 한 지금부터 그래도 일주일은 가겠지.

지금은 크리스마스이브다. 하루가 지나면 크리스마스. 어쩌면 의미없는 공휴일일 수 있으나, 어떻게든 쑤셔넣어 의미를 만들어 본다. 모르지. 이게 기회가 되어 내 삶이 특별해진다면, 이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난 산타를 믿지 않지만, 그래도 양말을 걸어 두는 아이의 심정으로 오늘을 본다. 결과는 지금보다는 낫지않을까.

모두 메리메리 진심으로 크리스마스다. 눈이 오지 않아도, 지금 옆에 그 누군가가 품을 따뜻하게 데워주지 않아도 이게 메리메리크리스마스임은 분명하다. 그러니 함께 기뻐하자. 너무 외로워하지도 말고, 이 글이 읽어지는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자정에 나는 루돌프 코스프레를 한 어느 예쁜 순록의 엉덩이에 성기를 박으며 감탄사를 터트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건 즐거운 거다. 난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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